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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엄마가 되다♥

사랑이를 보내고...

by yumino 2021.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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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나이많은 오래된 친구가 있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2008년8월1일
솔이의 뱃속에서 세상에 나온 사랑일 만났고
2021년5월31일
사랑인 내곁을 떠났다.
최근5년사이 세마리의 강아지를 보내고 마지막에 사랑이가 남았었다.
사랑인 몇년 더 내곁에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빨리 이별이 찾아올 줄 몰랐다.
그이별은 정말 갑작스럽게 찾아와 버린것만 같다.
세마리의 강아지를 보냈었기에 언젠가 사랑이가 내곁을 떠나는 날에는 조금은 익숙하게 조금은 덤덤하게...또 조금은 쿨하게 보내줄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이별앞에..죽음앞에서 익숙하게란 덤덤하게란 쿨하게 보내주기란 애초에 말도안되는 생각이었다.
사랑인 세상을 떠나기위해 아팠고 그래서 나도 아팠고 힘든 시간이었다.
처음간 몽실인 일년정도 아프다가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이 안스러워 내손으로 보내줄 수 밖에 없었다.
그다음 솔인 갑자기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병명을 알수 없었고 지켜보는 사이 한달도 안되서 내가 자는 사이 새벽에 내 옆에서 조용히 떠나 버렸다.
그리고 꽃님인 4년간 심장병으로 아프다가 어느날 내가 안고 있을때 내품에서 조용히 고개를 떨구었다.
다들 나이가 많아지고 다른 병명으로 아파서 갔지만...
이세상을 떠나버린게 많이 가슴이 아프고 힘들었지만
내아픈 손가락 사랑인 정말 내가슴을 후벼파고 간 것만 같다.
사랑인 우리 애들 중에 가장 듬직하고 똑똑하고 배려심이 많아 가장 손이 안가는 아이였다.
그래서였을까 마지막엔 아픈 손가락이 되어 내손을 많이 바랬던 것만 같다.



자연사로...
우리에게 눈앞에 놓인 이별을 맞이한다는건 정말 힘든 시간들이었다.
며칠은 시든 때도 없이 울었고 정말 금방이라도 떠날것만 같은 시간속에서는 많은 후회들과 미안한 마음에 가슴을 쥐어짜며 울어야 했고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게 또 더 미안했다.
안아주고 싶어...내품에서 있으면 조금은 맘이 편안해지지 않을까 싶어 안아줘도 내품을 거부하는 사랑이의 모습에 더 맘이 아팠고 옆에 누워 지켜 볼 수 밖에 없었던 시간이 또 너무 아파 울기만 했다.
얼마나 아프고 혼란스러운 시간을 견디고 있는걸까..
라는 생각에 나도 너무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그래서 사랑이가 떠나기 몇시간전에 난 그냥 조용히 편하게 내손으로 보내주는게 맞는거 였을까...라는 생각을 계속하고 지금이라도 병원에 데리고 갈까라는 생각을 몇십번씩 했다.
그치만 그러기엔 너무 늦어 버렸다는걸 왠지 알수 있었다.
계속 울며 먼저 간 솔이에게 니자식 힘들어 하니까 빨리 데려가면 안되냐고 대답없는 허공에 계속 물어보기도했고...
솔이와 꽃님이에게 우리사랑이 외롭지않게 마중나와 달라고 기도도 했던 시간들...
강아지는 죽음이란걸 모른다고 한다.
그말이 갑자기 생각났을땐 조금은 다행이라 생각했다.
혼란스런 시간을 보내고 있겠지만 무섭진 않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도 분명 사랑인 많이 혼란스러워 했던 것 같다.
자꾸만 들리지도 않는 목을 가누며 두리번거리기를 반복했었으니까...
아직도 가끔 그런 사랑이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리게된다.
가슴 아팠던일은 빨리 잊어버리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서 자꾸만 가슴이 미어진다.


다른 아이들을 보내고 집에 돌아왔을땐 어쩜 또 다른 아이들이 날 기다리고 있어 그게 위안이되어 덜 힘들었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랑일 보내주고 집에 돌아왔을땐 날 반겨주는 아이가 이젠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그랬는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에 올라 오면서 집에 들어가기 싫단 생각을 난생 처음으로 해보았다.
문을 열었을땐 너무 조용했고 사랑이의 흔적들은 또 눈물이 되었으며 내마음을 무너뜨려 버렸다.
다리가 안좋아지고 나서부턴 항상 방문 앞에서 아니면 조금 안에 들어와서 자던 아이..
그래서 자고 일어나면 항상 그곳에 자리잡고 있던아이...
그냥 항상 집안 어디에 있든 뭘하고 있든 나만 쳐다보고 나만 향했었던 아이... 내눈앞에 있던 아이가 갑자기 내손으로 보내주고 없어 졌다는건...
그리고 그아이가 없는 그집에 들어온다는건... 지금도 어떤말로도 표현이 안된다.
사랑일 보내고...
그날은 참 일찍 잠이 들었었다.
며칠동안 못자고 지켜보느라 힘이 들었을까...
미노가 하민일 봐주고 난 울다가 잠이 들었던것 같다.
일어나 정신을 차렸을때 집은 엉망이었고 사랑인 아무것도 한게 없는데 난 사랑이땜에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다.
그리고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 처럼 정말 사랑인 내곁에 없었다. 그렇게 이별하는구나 싶었다...

사랑이를 보내고 얼마 지나지않아 우연치않게 반려동물에 관한 웹툰을 보게되었다.
그걸 보고 또 사랑이 생각에 많이도 울었다.
그웹툰에서 자꾸만 내머릿속에 되내이게 하는 말이 있다.
사람이 죽으면 먼저 간 반려동물이 살아있을때의 모습을 그대로하고 마중을 나온다고 한다.
아마도 나같은 사람을 위해 누군가가 위로의 말을 만들어 놓은 것 같지만 난 그말이 사실이었음 좋겠다.
내가 죽어 하늘나라로 갔을때 우리아이들 넷이 모두 모여 날 마중나와 다시 함께할 수 있는 날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그땐 내가 그아이들에게 이번 생에 못 해 줬던것들 후회없이 한없이 다해주고 싶다.
그리고 이별없이 평생 같이 살았음 좋겠다.

사랑이를 보낸지 벌써 세달이 다 되어간다.
다행인지 뭔지 내겐 너무 어린 하민이가 있어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사랑이가 가고나서 얼마지나지 않아 옹알이를하다 기어다니고...무럭무럭 커가는 우리 하민이 때문에 바쁘게 지내느라 사랑이의 빈자리를 조금 더 빨리 채울 수 있었던 것 같다.
바쁘다가도 갑자기갑자기 사랑이가 떠오르면 울컥울컥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젠 좀 괜찮아진 것 같다.


사랑인 잘가서 잘지내고있을까?
다른아이들도 다 잘지내고 있을까?
보고싶다..

주방에
내가 가장 많이 가는 잘보이는 곳에 사랑이 장례식때 쓰고 돌려받았던 영정 사진을 붙여 놓았다.
처음엔 자주 보다가 요즘은 또 익숙해져서 조금 들 보게되지만 며칠에 한번씩 묻곤한다.
사랑아 잘 지내니?
너희들 모두 잘 지내지?
그리고 작게나마 소원해본다.
내가 나중에 하늘나라에 가서 아이들을 만날때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의 내모습으로...
그나마 조금 어리고 이뻤을때의 모습으로 다시 만날수 있기를...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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